내가 바라는 책읽기/~2008

<포르토벨로의 마녀>

참참. 2013. 5. 9. 06:42



포르토벨로의 마녀

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펴냄 | 2007-10-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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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와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고공행진 중인 파울로 코엘료의 <포르토벨로의 마녀>.

<연금술사>로 너무나도 유명한 그의 새 소설이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실 거라고 믿는다. 이미 구입해서 읽어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번역이 끝나 한국에서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이 책을 어제 친구로부터 생일선물(실제 생일은 6월 20일로 네 달 가까이 지났지만)로 받게 되었다. 참고(?)를 좀 하려고 뒤져보았는데, 아직 책좋사 서평에 이 책의 서평이 없어 이 글이 처음이 되는 것 같다. 상당히 부담이 된다. 그럼 잡담은 이 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주의: 소설의 스토리나 주제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를 원하신다면 안 읽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조금 특별한 소설의 구성.

소설의 중심인물인 아테나(셰린 칼릴)의 주변 사람들이 증언(혹은 회고)하는 내용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평범하지 않은 느낌이다. 여러 사람의 입으로 한 인물의 일생에 걸친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상당히 재미있으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소설을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내용과 주제 면.

꽤 여러 가지가 들어있는 듯 하고, 많은 것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시 중심이 되는 것은 책 뒤에 딸려있는 작가의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의 여성성에 대한 탐구'이다. 작가는 또한 '모성의 근원과 그 본질을 탐구하고 싶었고,'라고도 밝히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아테나가 바로 그 신의 여성성과 모성의 근원 등에 대한 탐구자이면서 동시에(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그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본인의 생을 심지어 여신에 가까운 존재로 이끌어가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여신과 가까운 존재'는 작품에서 '마녀'로 표현되고 있는 것 같은데, 역시 뒤의 작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나에게 마녀란, 직관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는 여성, 자신을 둘러싼 것들과 대화를 나누는 여성,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이다.'

 

작가의 말을 너무 많이 인용한 듯 싶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신의 여성성 탐구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는 측면을 강하게 느꼈다.(물론 이 사랑에 관한 것도 신의 여성성나 모성이라는 주제로 쓰인 것이겠지만 말이다.)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녀가 받는 가르침 중에 '당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증명하려 애쓰는 대신, 그저 웃으세요.'라는 구절이 나온다. 또한, '당신 삶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삶을 최대한 치열하게 살아가길 원하는 거죠.'라는 구절도 있다.

이처럼 <연금술사>에서 주인공이 사막까지 먼 여행을 한 끝에 '연금술사'에게 가르침을 얻는 것과 비슷한 대목들이 꽤 많은데, 이 가르침을 주는 자들은 '수호자'라 불리며, 수호자는 자신도 그 자신의 '수호자'에게 받은 가르침을 되풀이할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전통'이라는 주제 역시 이 소설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집시문화도 꽤 얽혀들어가 있다.

 

<연금술사>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포르토벨로의 마녀>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인데, <연금술사>가 집 앞에서 보물을 찾는 것으로 주제의 결말을 드러내는 반면, <포르토벨로의 마녀>에서 그녀는 또 다시 떠난다는 점에서 조금 더 열린 느낌을 주고, 현대 여성이 걸어가는 인생의 길에 대해 궁극적인 '결말'을 제시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삶에 대한 많은 조언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한결같지만 말이다.)

 

이 책을 선물로 받은 나는 꽤 행운아일지도 모르겠다는 말로 이 서평을 끝맺고 싶다.


* 2007년 말. http://blog.naver.com/kimjh620/20087293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