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자연농/홍천 귀농귀촌 일기(2017~2018)

일기

참참. 2017. 10. 1. 23:19

오늘은 좀 운이 없는 하루였다.
홍천시네마에서 하는 아이캔스피크를 보러 갔는데, 미리 예매하지 않고 별 생각없이 갔다가 글쎄, 매진이라지 않는가. 다음 영화는 약 5시간 뒤였는데, 그 영화를 보고나면 집으로 돌아오는 시내버스 막차가 끊긴 뒤라 기다렸다 볼 수도 없었다.
바로 옆이 도서관이었지만 나는 아직 주소지가 홍천으로 되어있지 않아서 아무것도 빌릴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영화관에서 나오다 손전화기를 떨어뜨려서 액정도 박살났다. 아직 1년이 채 못된 내 페어폰.. 어렵게 구한 건데. 국내에선 수리할 길도 없다. 원래 유럽에서만 판매하는 거라.. 아고.
맛있는 거 먹고 기분전환이라도 하고 싶어도 어제까지 단식하고 이제 보식기간이라 미음말곤 먹으면 안 된다. 초콜릿 하나 못 먹는 처지라니.
마침 비도 오고, 실컷 우울해져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려고 반대편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횡단보도 앞에 섰다. 그때 눈에 들어온 건 죽은 고양이의 몸. 차도에 있던 걸 누가 치워놓은 건지 애초에 거기서 죽은 건지 횡단보도 바로 앞 인도 한켠에 누워있었다. 눈도 감지 못하고. 너무나 멀쩡해서 일어나서 걸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모양새였다.
이 정도 일로 우울해한 게 조금 죄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