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자연농/홍천 귀농귀촌 일기(2017~2018)

170526 - 야콘, 수박, 땅콩, 토종땅콩, 딸기

참참. 2017. 5. 26. 20:53

170526 금요일

비전화공방에서 일하는 재은이 어제 왔다가 오늘 갔다. 오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도 함께 먹었다. 비전화공방이 전기와 화학물질을 최대한 덜 쓰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과 자연농이 맞닿는 많은 지점들, 우리의 현실적인 고민을 비전화공방의 기술로 해결하거나 서로 배울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즐거운 시간.

제대로 표시해두지 않고 직파한 작물들의 싹을 온갖 풀들 사이에서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고생하고 있다. 돌봐주려면 최소한 어떤 아이가 작물인지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보아야하는데, 초보농부는 이것만으로 이미 엄청난 고생. 씨앗을 직접 땅에 심을 때는 반드시 심은 지점마다 뭔가 표시를 제대로 남겨두어야만 한다는 교훈을 매일매일 되새기고 있다.

이것은 아마 사과참외를 심은 곳에서 났으니 사과참외 싹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과의 싹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

역시 제대로 표시해두지 않아서 고생고생하면서 찾은 수박밭에 난 수박 싹! 그래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수박을 방해하고 있는 녀석들을 좀 치워주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역시 수박싹을 추가로 찾았다. 이 녀석이 지금 찾은 싹들 중 가장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10개의 구멍에 수박씨앗들을 심었는데, 지금까지 총 6곳에서 싹을 발견했다.


이건 개구리님이 주신 야콘모종 포트에 같이 있던 수박모종들. 이건 더 키워서 옮겨심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개구리님이 주신 야콘 모종! 총 7개를 토종감자를 심은 밭(아랫배미의 오이, 오크라를 심은 삼각형밭과 토마토를 직파한 밭의 사이에 있는 이랑의 남는 공간)에 포기간격 줄간격 모두 60~70센치미터 정도 간격으로 심어두었다.


전에 심었던 땅콩들 중에 가장 잘 자라고 있는 녀석! 보기만 해도 예쁘다.

아침에 화장실 배수구에서 떨어뜨렸던 땅콩이 이렇게 길게 자라있는 것을 발견해서, 밭에 데려가 심어주었다. 위 땅콩사진과 비교해보면 잎이 노랗고 줄기가 아주 길게 자라있는 걸 알 수 있는데, 해를 못 봐서 그런 것 같다. 콩이 빛을 못보게 덮어씌우고 물만 주면 콩나물로 자라는 것처럼, 해를 보기 위해 길게 길게 위로만 자라려고 한 것 같다. 얼마나 애를 썼을까, 미안. 이 녀석이 살아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른 땅콩들보다 훨씬 늦게 정말 최근에 심었던 언니네텃밭에서 얻은 붉은색이 예쁜 토종땅콩이 벌써 싹이 올라왔다. 엄청난 생명력! 다들 땅콩 심기엔 좀 늦지 않았냐고 걱정했는데 토종땅콩은 아직 괜찮다는 말만 믿고 심은 것이 완전 뿌듯해지는 순간! 게다가 정말 거의 대부분의 토종땅콩 심은 곳에서 동시에 싹이 다 올라오고 있었다. 먼저 심었던 땅콩들은 올라오는 녀석도 있고 아직도 발아하지 않아서 죽었나싶은 녀석들도 많은데.


우리의 친구 알록이 준 고구마! 다행히 잘 자라고 있다.


딸기가 빨갛게 익은 것이 생겨나고 있다! 발견하고 따먹었더니, 와!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크기는 작지만 무지무지 달고 맛있다! 개구리님 숲밭에도 딸기가 꽤 익고 있는데, 따먹어도 좋다고 하셔서 몇개 먹었다. 맛있다!


밭 옆에 있는 뽕나무에도 오디가 열렸다. 아직 익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하지만, 개중에는 벌써 익어서 검은색에 가까운 진보랏빛으로 변한 아이들도 있어서 한두개 따먹었다. 아아, 달콤한 오디는 정말 최고!


졸졸 따라다니는 제자리비행의 귀재(이파람 표현)! 아마 등에인 것 같다.

길에 피어있는 예쁜 꽃. 크게 찍었지만, 작은 꽃이다. 아마 찔레꽃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