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학교에 분양받은 실습지 논 못자리에 모가 자라고 있다.
논둑에는 미나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잔뜩 널려있다.
그걸 먹고는 너무 맛있어서 이파람이 뜯어왔다.
집에 와선 라면에도 넣어먹고
간장, 참기름에 무쳐도 먹고.
아.. 이 향긋한 향과 맛이라니.
진짜 고향의 맛.. 15년 전에 먹던 그 맛이었다.
할머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맨날 해줬던.
그저 평범하고 자주 먹어 딱히 특별하지도 않던 그 맛..
내 머리는 잊고 있었으나
내 몸은 잊지 않고 있었다.
이런 게 사람이 애써 키우지 않아도 그저 널려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마다 싹을 틔워내고 있다.
그게 지구, 그게 자연이란 생각.
자꾸 뭘 더 하려고 하지 않는게 오히려 맞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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