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1

<풀무질>저자가 꾸리는 <풀무질>책방에서 <풀무질> 책을 사다.

참참. 2013. 5. 9. 17:17


* 이 글은 2010년 12월 26일에 쓴 글입니다.

* http://blog.naver.com/kimjh620/20119275860

* 글 맨 뒤에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풀무질 책방과 은종복 아저씨와의 인연 이야기를 짤막하게 덧붙여 써보았습니다.



풀무질 세상을 벼리다

저자
은종복 지음
출판사
이후 | 2010-04-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작지만 따뜻한 책방 '풀무질'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대학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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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혹은 그런 기분이 든다.

 얼마 전에도 얇은 책 한 권을 다 읽은 적이 있고,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오래 몇달이나 책을 안본 적도 있어서, 부연설명한다는게 그런 기분이 든다는 거다.

 이번 방학의 독서를 처음 시작한 책은 바로

 <풀무질>이다.

 '세상을 벼리다'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우리나라에 몇 개 남지 않은 사회과학 서점 중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앞 책방 풀무질의 일꾼 은종복 님께서 쓰신 책이다.

 

 수정이와 '책, 갈피'라는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갔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는데, 처음 보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말도 걸어주셨다.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신기해도 하시고, 은종복 님께서는 아내가 쓴 글이라며 '작은책'이라는 잡지 2011년 1월호를 두 권이나 들고 오셔서 페이지를 펼쳐 읽어보라고 주셨다.

 마침 문화상품권이 있어 풀무질 책방에서 풀무질 책을 구입했다. 저자가 책방 주인으로 있는 책이니까, 라시면서 12000원 정가에 만원만 받으셨다.

 

 직접 가보고, 책도 읽어보니 내가 너무나도 멀리 있고 우리 캠퍼스 앞에는 이런 책방이 없다는게 아쉽다. 여태까지 인터넷 대형서점에서 엄청나게 책을 사들였던 것도 슬퍼졌다.

 그가 꿈꾸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온전하고 살가운 삶과 세상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생각하기보다는 느끼게 되었다.

 

 아래는 책 내용 중 일부.

 

 그때 나를 조사하던 수사관에게 내가 물었다.

 "이런 책들은 일반 큰 책방에도 모두 팔고 있는데, 그곳 대표는 왜 조사하지 않는 거죠?"

 "그들은 단지 돈을 벌려고 책을 파는 것이고, 당신들은 불온한 사상을 전파하고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그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거칠었고, 억지로 높임말을 썼다.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또 학생들한테 그 내용을 전할지 안 전할지 어떻게 압니까?"

 "당신은 학교 다닐 때 시위 전력도 있고 지금도 학교 앞에서 사회과학 서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처벌받고 여기서 나가면 그런 돈도 안되는 사회과학 서점은 그만두고 다른 것을 해봐요. 좀 건전한 거 있잖아요. 요즘 학생들 술 많이 마시던데 술집 하면 좋겠네요."

 수사관은 국가보안법 제7조 1항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라는 문구를 들이대며 위협했다. '정'이란 말은 한자로 '뜻 정' 자인데 그 사람들은 내 마음을 자기들 마음대로 다 읽었다. (41~42p) - 1997년 4월 15일 잡혀갔을 때

 

 김대중과 노무현이 차례로 대통령이 되면서 책방에 뜸하게 오던 공안 경찰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다시 활개를 친다. (41p)

 

 "오랫동안 같이 살다 보니 섬기는 마음이 자란다. 아무 이해관계 없이 같이 사는 사람을 섬기고 싶다"던 말이 마음에 남았다.

 (123p)

 

 아이들이 올곧게 잘 배우려면 아름답고 살맛나는 마을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136p)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시작하자는 형님과 <풀무질>의 정신을 되새길 때마다 내 자신이 소사무욕하고 대사무능하지는 않은지, 즉 작은 것은 무시하고 정작 큰 일은 해낼 능력도 없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253p) - 풀무질 단골손님의 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풀무질>은 인간다운 삶을 꿈꾸고, 그 꿈을 <풀무질>을 찾는 모두에게 나눠 주고 있다.(256p) - 풀무질 단골손님의 글

 

 "나라가 잘 다스려질 때는 농부가 임금의 이름을 모른다고 했는데, 요즘은 초등학교 아이들도 대통령을 이야기합니다."(275p) - 지율스님의 이야기

 



풀무질과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연!


- 2013년 5월 9일, 덧붙인다. 이 뒤로 나는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산 적이 거의 없다. 웬만하면 풀무질에 가서 사거나 다른 동네 책방에 가서 사고 있다. 인터넷서점도 아닌 풀무질에서 택배로 우리 집까지 책을 보내주신 적도 있다. 단골손님이 되면서 은종복 아저씨와도 많이 친해졌다. 같이 점심도 몇번 먹었다. 올 1월달에는 아들인 은형근 씨가 풀무질 책방에서 직접 내려서 파는 커피를 맛보기도 했다.

2011년 3월말에 군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렀을 때는, 군대에 간다고 말씀드리니 '작은책'이라고 하는 잡지를 공짜로 한권 주셨다. 그때 주신 걸 읽고 월간지인 잡지 '작은책'을 구독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계속 구독하여 보고 있다. 지금은 '작은책' 발행인이신 안건모 선생님과도 알게 되고, 작은책에서 꾸리고 있는 글쓰기 모임과 강연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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