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글쓰기/청년유니온 기자단

2013.7.3. 최저임금 인상 동시다발 1인시위 연세대 참여자 인터뷰.

참참. 2013. 7. 12. 10:49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하루 앞둔 오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중 교수로 재직 중인 다섯 분이 소속된 다섯 개의 대학교 정문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가 있었다. 그 가운데 연세대학교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던 청년유니온 노경호(연세대학교 사회학과 4학년) 조합원을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 만났다. 


노경호 조합원은 현재 연세대학교 사회대 학생회에서 부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에는 아예 휴학을 하고 학생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유니온과의 인연도 사회대 학생회 활동과 닿아있다. 지금은 청년유니온에서 일하고 있는 정준영 사무국장과 사회대 학생회 활동을 함께했던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묻자, 연구보조원으로 적은 시간 일하면서 최저임금보다 많은 시급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가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엄청나게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닐 텐데 최저임금 인상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서인지 조금은 조심스러운 듯 보였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 "이 정도 수준으로는 밥은 먹고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취미생활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람이 단지 생존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면, 그 일로 받은 임금이 정말 문자 그대로 먹고, 사는 것에서 끝이라면 과연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일까. 그가 말한 취미생활이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어떤 것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의 취미 가운데 하나는 기타연주다. 교내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를 치기도 했고, 지금은 또 다른 연주 팀을 만들어 연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7월 9일 화요일에는 공연도 한다고. "오픈 스테이지로 대관료없이 가난한 인디밴드에게 공간을 빌려줘요. 인디밴드의 자립을 돕는 거죠." 그곳은 바로 홍대에 있는 가톨릭 청년회관이다. 노경호 조합원이 함께하는 공연정보는 다음 링크를 따라가면 자세히 알 수 있다. (http://www.scyc.or.kr/v2/board/notice_view.asp?cpage=1&cnum=72)


마지막으로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숫자로 계산을 해본 것은 아니라서 딱히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면서도 "다른 선진국 수준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사람을 쓴다는 것,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사회적인 합의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물가라든가 경제수준이 우리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나라들이 유독 아르바이트 시급은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는 걸 보면, 분명 우리와는 다른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 같다.


방학 중인데도 한시간 서있는 동안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을 찍은 학생들이 꽤 여럿 있었다. 얼마 전에는 사회대 학생들과 함께 농활도 다녀왔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학원에 가서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한다. 실천할 줄 아는 멋진 청춘, 그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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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위와, 인터뷰를 했던 7월 3일 바로 다음날에 최저임금은 350원 인상된, 5210원으로 결정되었다. 여전히 비현실적이고, 턱없이 낮은 법정 최저임금이지만 당초 동결안과 1%(약 50원) 인상안을 고수하던 저들의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았을 때 이만큼이나마 인상해낸 것은, 최저임금 1만원 위원회에 함께 참여하여 농성해온 여러 단체들과, 각자의 위치에서 목소리를 내고 애를 쓴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