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글쓰기/청년유니온 기자단

기자단이 만난 사람 - 청년유니온 대학생 조합원 '이기원' 씨 인터뷰.

참참. 2013. 7. 5. 16:45




▲사진 가장 오른쪽이 이기원 씨


시험이 한창이던 6월 19일 수요일, 시험기간에다 프로젝트까지 하시느라 바쁜 대학생조합원 이기원 씨를 종각에서 만났다.

가까운 카페에서 간단하게 인사만 나누고, 아직 조금은 어색함이 있는 상태로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청년유니온

진회: 식상한 질문이지만, 청년유니온은 어떻게 알고 가입하게 되셨나요?

(웃음)

기원: 청년유니온의 존재 자체는 예전부터 알았어요. 처음에는 노동보다는 교육 쪽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그러던 중에 청년활동을 좀 통합적으로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년유니온이 그런 방향에 맞는 것 같아서, 가입하게 됐죠. 작년 6월에 가입했어요.

 

진회: 그러면 그런 활동을 하고 싶으셔서, 지금 청년유니온 대학생팀에서 활동을 하게 되신 건가요?

기원: 우선은 경기도 대의원이 먼저 됐구요. 대학생팀은 올해 초에 대학생 세미나를 준비하셨던 효원 누나가 생각이 있으셔서, 마음 맞는 사람들 모아서 하게 됐죠. 대학생팀이 활동을 시작한지는 3개월 정도 됐어요. 그동안 대학교 투어로 최저임금 캠페인과 찾아가는 노동법강연 사업을 해왔고, '내가 만난 첫번째 노동조합' 조합원 모집 홍보활동도 했습니다. 팀원들끼리 더 친해지기 위해 여의도 한강둔치로 소풍을 가기도 했고요.

 

진회: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기원: 방학 중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거랑 같이 대학생 조합원 모임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방학계획

진회: 이제 시험 끝나면 방학이잖아요? 방학 때는 혹시 뭐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기원: 특별한 거요?

진회: 아뇨, 뭐 어떤 거라도 상관없어요.

기원: 일단 청년유니온 내에서는 대학생 팀을 하고 있고.

진회: 방학 때도 대학생팀 활동을 계속 하시는 거고요?

기원: 네, 활동하고, 그리고 제가 노동인권학교 기획단에도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것도 준비하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학교에서 동아리를 하고 있는 게 있는데, 클래식 기타 동아리를 해요.

진회: 클래식 기타요?

기원: 네, 어울리지 않게 좀 고상한 걸 합니다.

(웃음)

기원: 그래서 그게 이제 방학 끝나고 9월 초에 개강할 때 연주회를 해서, 연습을 하면서 연주회 준비를 아마 할 거고.

아, 그리고 뭐 알바는 일단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고요.




진회: 알바요? 알바 계획도 있으신 거에요?

기원: 네, 아르바이트는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에요.

진회: 그럼 학기 중에도 하세요?

기원: 이번에는 안 했고요. 보통은 하죠. 보통 학원같은 거 하고요. 아니면 주말에 피시방, 편의점?

이번 방학 때도 알바를 하면서 청년유니온 활동이나, 연주회같은 것들을 맞춰가는 거죠. 그 중에서는 연주회가 좀 특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참, 그러고보니 한국사능력시험도 있네요. 한국사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 공부도 좀 하고요.

진회: 군대에서 잠깐 보다가 어려워서 그만뒀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기원: 생각보다 딱딱하긴 하더라고요.

 

- 흔한 이과생들의 한국사 공부 고충 -

 

기원: 네, 그래서 이번 방학 때는 그 정도 일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회: 많은 걸 하시는군요.

(웃음)

 

아르바이트

진회: 그럼 혹시 지금까지 알바 해보신 건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원: 일단 과외하고 학원 했었구요.

진회: 그쪽이 아무래도 좀 고수익인가요? 다른 알바에 비해서?

기원: 과외비를 조금만 받아도 시급으로 계산을 하면 만원이 넘어가죠. 학원같은 경우에는 제가 처음에 09년도에 5500원을 시급으로 받았어요.

진회: 그때면 최저임금이 4천원대 초반인가요?

기원: 네, 4천원대 초반이었어요. 근데 한번 오르긴 올랐죠. 그리고 5500원인가 받고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한 8000원인가까지 받았어요. 그리고 캐리비안베이도 한번 했었고.

진회: 캐리비안베이는, 안내원 같은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기원: 아뇨, 제가 한 거는, 캐리비안베이 내에 있는 식당들 재고 관리를 하는, 그게 원래 직원이 하는 일인데.

진회: 그러고보니 직원이 하는 일 같네요? 식재료같은 거 재고 관리 말씀하시는 거죠?

기원: 네, 그게 제가 알바를 들어가서 처음엔 식당에 배치가 됐는데, 그 재고 담당하던 직원이 뭐 어떻게 됐는지, 갑자기 공백이 생겨버린 거에요. 그런데 그때 신입알바생 중에 대신할 사람을 찾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이 몇명 없었던 거죠.

아무래도 그런 거는 기왕 시킬거면 대학을 나온 사람이 괜히 좀 더 나을 거 같고, 그렇잖아요? 그랬나봐요.

(웃음)

기원: 그래서 그거를 좀 하라고 해서, 그거를 했고. 그리고 뭐 편의점하고 피시방을 전전했고요. 생각해보니까 나도 알바 많이 했네?

(웃음)

 

진회: 그럼 혹시 선호하시는 알바가 있나요?

기원: 사무실이 편하죠.

진회: 사무실이요? 어떤 일 하는거에요?

기원: 일하러 가면 서로 다른 자료나 표 같은 거를 서너 개를 가져다 줘요. 그걸 서로 통합하고 정리하고, 이런 거에요.

통계청자료 같은 것들을 표 하나로 만들어 정리하고 이런 거죠. 그냥 헷갈리지만 않으면 되는,  타이핑 알바같은 거에요.

진회: 어떤 건지 알 거 같네요.

기원: 시원하잖아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진회: 육체적으로 좀 편하고?
기원: 그렇죠, 별 거 없고, 밥 제때 주고.

 

진회: 그럼 혹시 제일 힘들었던 알바는 뭔가요?

기원: (질문 끝나기도 전에) 캐리비안베이요. 이거는, 어쩔 수가 없어요. 아침에, 제가 출근이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긴 했는데, 오픈 한시간 반 전이니까 일곱시 반 정도까지 출근을 하고요, 퇴근은 한 열시? 

진회: 잠깐만, 아니 그러면 그게.

기원: 예, 그러니까, 거의 거기서 살았었어요. 한달동안 번 돈이 그때 160만원인가 됐어요. 일주일에 하루 쉬고. 평일 하루 쉬고요.

진회: 그 정도 일하면 한 200은 받아도 될 것 같은데요.

기원: 그렇죠, 지금 생각하면 200도. 근데 그땐 2008년이기도 했고, 저도 어리고 뭘 잘 모르던 때라.

진회: 와, 진짜 일주일에 하루 쉬고 그렇게.

기원: 근데, 하루를 쉬는데, 평일 중에 자기가 원하는 날 쉴 수가 있어서, 그건 좀 마음에 들었어요.

 

진회: 그걸 한 달 하신 거에요? 두 달?

기원: 두 달이요. 그 덕에 좀 풍족하게 살았죠.

진회: 이야, 게다가 그 정도 안 쉬고 일을 하면, 그 돈을 쓸 시간도 없었겠는데요.

기원: 그렇죠. 제가 알바하면서 휴일을 처음 받았을 때는, 저녁에 서울 올라와서 친구들이랑 술을 먹고 밤을 새고, 하루 쉬고, 다음날 출근을 했죠. 근데 그랬더니, 다음날 죽겠는 거에요. 그 상태로 또 일주일을 쉬는 날없이 일을 해야하는데.

진회: 으아, 진짜 힘들었겠네요.

기원: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한번도 못 놀았어요. 방학동안 그냥 그것만 했어요, 그냥.

(웃음)

 

진회: 그럼 혹시, 그렇게 버신 돈은 어디에 주로 쓰셨나요?(웃음)

기원: 그냥 생활비로 썼죠. 등록금은 대출을 받았고, 생활비로 다 들어갔죠. 그러니까 저는, 집에 손을 안 벌리고 학교를 다니느라.

 

취미생활

진회: 주로 즐기시는 취미생활이나 이런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아까 말씀하신 클래식 기타 이런 거인가요?

기원: 그것도 있지만, 뭐, 동아리 차원에서 하는 거니까. 저는, 그냥 돌아댕기는 거 좋아해요.

진회: 예? 어떤?

기원: 그냥! 정말 그냥. 사실 전시회 가고 이런 것도 되게 좋아하는데, 이게 바로 생활비에서 나가버리니까. 좀 부담되는 것도 있고.

웃긴 건 뮤지컬 이런 건 또 안봐요. 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 뭐 보고 이런 건 못해요. 뮤지컬이나 영화 이런 거.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웹툰은 그나마 마우스라도 움직이면서 보는데, 쇼프로 보고 이런 건 잘 못해요. 몸을 가만히 두질 못해서, 뭐라도 해야되요, 뭐라도.

(웃음)

기원그래서 그런지, 무언가 일이 있을때 거리로 나간다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어요. 고1 때(2005년), 두발자유화 촛불집회라던지 대학교 신입생 때(2008년) 광우병쇠고기 촛불집회라던지,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거리로 나가서 촛불집회에 참가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당시 친구들에게 얘기를 했을 때는 굉장히 특이한 사람으로 느꼈던 거 같아요. 주변 친구들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니, 활동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느껴져요. 그러다보니 사람만나는 것도 좋아하구요. 그래서 대학생팀에서 하는 대학투어라던지 다니는 것도 재밌게 할 수 있는거 같아요. 근데, 이런 것도 취미생활이라고 할 수 있나?(웃음) 여튼 돌아다니는 거 좋아해요.

진회: 그럼 여가시간, 비는 시간에는 주로 뭘 하시나요?

기원: 기타치고, 책 읽고.

진회: 아- 그리고 돌아다니고요?

(웃음)

기원: 그렇죠. 그건 좀 더 긴 여가시간 생겼을 때.

 

진회: 책도 좋아하시나봐요?

기원: 그것도, 내가 손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으니까?

(웃음)

진회: 능동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으니까?

기원: 네, 능동적으로 내가 넘기고 내가 원하는 만큼 보는 거니까.

진회: 그럼 혹시 최근에 읽은 것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신가요?

기원: 음, 좀 마이너하긴 한데, 《잘한다 청춘이라는 책이 있어요.

진회: 《잘한다 청춘이요?

기원: 그게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최종후보까지 올라가셨던 박연주라는 분이 쓰신 책인데, 그때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나왔을 때였어요.

진회: 엄청 흥하고 있었죠.

기원: 그 책이, 그런 의도로 쓴 건 아닌데, 타이밍이 좀 그거에 반박하는 식으로 나왔어요. 내용이, 청춘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미. 더이상 뭐라고 하지 말아라, 라는 뭐 그런거에요.

진회: 아-

기원: 전 처음에《아프니까 청춘이다 되게 열심히 읽었어요, 사실. 뭔가 맞는 거 같은 거에요. 근데 그 책을 읽고나서, 아 내가 뭔가 잘못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웃음)



잘한다 청춘

저자
박연주 지음
출판사
리더북스 | 2011-12-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잘한다 청춘』은 88만원 세대, 루저, 잉여란 이름으로 익숙해...
가격비교

기원: 《잘한다 청춘 이 좀 낙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를 잘 드러내주는 것 같아요. 우린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막살고 있지 않거든요. 친구들한테 추천도 많이 했는데. 그러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원래 청춘은 그런거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근데 사실 아니거든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시키는대로 잘 학교 다녔고.

진회: 그러니까요.

기원: 우리 중고등학교때 우리한테 가르쳐준 거는 대학가란 얘기밖에 없었어요. 무슨 과 가란 얘기도 안 가르쳐줬어요. 그냥 대학을 가라고 그랬지.

진회: 맞아!

기원: 그러니까 그게. 어휴-

 

관심 및 앞으로 하고싶은 일

진회: 요즘 관심 갖고 계신 일이 또 있으신가요?

기원: 제가 한국사 공부를 하려는 게, 제가 교육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뉴라이트가 통과가 되서.

찾아보니 역사 바로잡기 모임같은 게 하나 있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더라고요, 그 모임에서는.

진회: 아, 사학과 이런 분들이 계신가요?

기원: 일단 교수님들이 너무 많아요.(웃음) 제가 청년유니온을 좋아하게 된 것도, 이 안에서 제가 뭔가를 할 수 있잖아요. 근데 거기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보니까.

진회: 그냥 지켜보는 정도밖에 없겠네요.

기원: 예, 그래서, 그쪽에서도 좀 찾아보고 있어요, 저도 뭔가를 할 수 있는 청년 단체 같은 곳을. 없진 않을 것 같은데.

저는 뉴라이트는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정체성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을 해서요.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갖고 있고, 그래서 한국사도 공부를 하고 있는 거고요. 어떻게 해서든 그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뭔가 해보고 싶어요.

 

- 중고등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으셔서, 어떤 관련 단체에 들어가거나 가능하다면 그런 단체를 꾸려서라도 활동하고 싶으시다는 등, 교육에 관해 수다를 떨었다 -

 

진회: 앞으로 하고 싶으신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신가요?

기원: 정보통신이나 공학에 관련된 일은, 나름 해보고 싶은 것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많은 노력을 들여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고요.

저는 평생 공부를 하는게 꿈이에요. 어떤 거에 대해서든. 뭘 배우는 걸 되게 좋아해서. 아, 근데 이럼 또 일반적인 대학생이 아니게 되는데, 이런 대학생이 어딧어? 돈 많이 벌고싶고 이래야지.

(웃음)

진회: 아니, 뭐 그런 대학생도 있고 이런 대학생도 있는 거죠.

기원: 그리고 아마, 교육 관련 일을 할 거 같아요. 그렇게 해두죠.

진회: 네, 그런 걸로.

기원: 그쪽 공부를 하고 싶어요.

 

연애

진회: 그럼 일반적인 대학생의 얘기로 넘어가서, 연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기원: 연애요.

(웃음)

진회: 클래식기타 동아리면 여자도 많지 않나요?

기원: 많죠. 제가 2학년 때 한명을 사귀었고요.

진회: 동아리에서요?

기원: 네. 한 6개월 정도 사귀었고. 그 뒤에 군대를 갔다왔고. 올해 초에 짧게 동아리에서 한번 더 연애를 했어요. 1월 말에 사겨서 3월 말쯤에 헤어졌네요.

사실, 연애를 해야죠! 대학생 때 해야지, 언제 해요, 연애를. 동아리 내에도 커플이 되게 많아요, 유난히 많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우선은 밖에 나가서 따로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나 여력 자체가 안되는 거.

또 현실적으로, 연애도 결국 돈 문제가 된다는 거.

진회: 그렇죠, 만나면 돈이니까 사실.

기원: 그런데 동아리 내에서 만나면 그런게 좀 줄어드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 동아리방이라는 공간도 있고. 

공부도 그렇고, 서로 알바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연애가 좀 제대로 되지가 않는 거 같아요.

대학생때 연애를 해야되는데! 그리고 우리가 다 사기를 당했잖아요.

진회: 어떤?

기원: 대학만 가면 모든게 다 자유라는

(웃음)

진회: 맞아맞아!! 진짜 대학만 가면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원: 대학 가면 시간 많다, 대학 가서 연애를 해라. 시간이 많기는!

진회: 대학 가서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연애도 하고, 뭐도 하고!

기원: 그래놓고 또 공부하라 그런다?

(웃음)

진회: 취직하기 얼마나 힘든 줄 아냐며.

기원: 응, 대학 가면 놀라며!

기원: 하여튼 연애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하고싶은 말

기원: 기사가 나가게 되면 많은 분들이 보게 될 거니까, 대학생조합원으로서, 아니 대학생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제가 근로장학생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올해 초에 SBS하고 해서 내보냈던 건데.

진회: 문제 많더라고요.

기원: 네, 근데 아직도 심해요. 우리 학교에서 이번에 4천원에서 5천원으로 오르긴 했는데, 결과가 생각보다 안 좋게 나왔어요. 그걸 받는 학생들이, 실제적으로 받는 돈은 오히려 줄었어요. 5천원으로 오르긴 했는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거에요. 전에는 4천원씩 일주일에 20시간을 일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15시간밖에 일을 못하는 식으로.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했던 건데, 어떻게 보면 반대의 결과가 나온 거니까. 문제가 있는 거죠.

근데 뭔가, 좀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대학생들이. 최저임금이 4천원이 넘은지가 언젠데, 아무도 그걸 문제제기를 여태까지 안하고 있었던 거잖아요. 저는 최저임금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 어쩜 그렇게 문제제기조차 나오지가 않았던 건지. 그냥 그렇게 지내왔다는 게 좀 어이가 없고 한심하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사실 이 청년유니온 대학생팀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지금 대학생의 목소리가 나오질 않잖아요. 그 활동하는 일부의 대학생만 있을 뿐이고. 심지어 그 일부는 일반적인 대학생들한테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고.

진회: 그렇죠.

기원: 지금 그런 상황인데, 목소리를 좀 내줬으면 좋겠어요. 대학생들이.

진회: 뭐 다른 문제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라도.

기원: 예, 그러니까 자기 얘기를 좀. 그리고 그런 문제제기에 대해서 동조를 해주진 못할 망정, 비웃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공부해서 세상 못 바꾸거든요. 그리고 거의 40%가 최저임금을 받고 사는데, 자신은 거기에 속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나는 거기에 속하지 않겠지, 나는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들 하는 거 같은데, 꿈 깨라는 거죠.

(웃음)

진회: 대다수가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는 거고, 극소수만 거기서 벗어나는 건데, 누구나 자기는 그 극소수에 들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차라리 이렇게 연대를 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서, 이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게 더 쉬운 길일 수도 있는데.

기원: 그게 되레 현실적인 거죠. 그 극소수에 들어가겠다는 게 더 비현실적인 거고. 어쨌든, 자기 문제에 관해서만이라도 좀 관심을 갖자는 얘길 하고 싶네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고 유쾌했던 인터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인터뷰를 했다기보다는 한 시간 넘게 그냥 수다를 떨었다는 느낌이었다. 인터뷰를 하시는 분께서 이걸 어떻게 기사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걱정을 해주실 정도였다. 아주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일반적인 대학생' 조합원 이기원 씨! 앞으로도 청년유니온에서 함께 즐겁고 의미있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