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 3

때로는 <리틀 포레스트>같은 우리 일상

* 제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21006) 올겨울은 참 추웠다. 안 그래도 추운 동네로 이사 왔는데 첫 겨울부터 혹독한 추위 맛을 제대로 봤다. 집밖에 거의 안 나갔다. 도시가스보다 비싼 기름보일러라 집이 작은 원룸인 것이 차라리 고마웠다. 마음씨 좋은 친구가 보내준 온수매트까지 활용해 겨우 버텼다. 드디어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그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꽁꽁 얼어있던 몸은 물론 마음까지 풀려 말랑말랑해지고 있다. 서울 살 때는 달력과 일기예보에 쓰인 숫자로 알았던 봄이었다. 봄이라고 해서 내 일상이 달라졌던 것은 옷장에서 다른 옷을 꺼내 입었다는 것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벌써 1년, 어쩌다 서울을 떠나 홍천까지 왔나

* 제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15472)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를 봤다. 이미 같은 이름의 일본 영화 두 편을 다 봤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우리말을 쓰는 사람들이 나오니 느낌이 달랐다. 일본 영화를 볼 때는 서울에 살 때이기도 했고 외국이라는 거리감도 있어서인지 그저 맛있어 보이는 요리와 멋진 풍경을 즐겼는데, 이번엔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서울에 살다 홍천으로 온 지 어느새 1년이 됐다. 나는 어쩌다 서울에 애써 얻은 신혼집까지 버리고 강원도 홍천으로 오게 됐을까? 따지고 보면 도시에서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중학생 시절까지는 강릉의 작은 농촌 마..

땅끝에서 받은 위로

땅끝에서 받은 위로 자연농 배우는 참참 유랑농악단 전수를 다녀온 해남으로 다시 한 번 향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서였다. 처음 들른 곳은 송지면 동현마을. 동현마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이 되면 ‘헌식굿’을 한다. 바다에서 죽은 이들의 영혼을 달래고 풍어와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의 큰 행사다. 나는 여태 휴일을 3일이나 주는 설날과 한가위만 명절로 알고 살았는데 예부터 우리 농어촌에서 가장 큰 명절은 정월대보름이었다고 한다. 어느 하루가 아니라 아예 음력 1월 1일인 설날부터 15일인 정월대보름까지는 한해의 농사를 대비해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기간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대보름 하루 전날인 3월 1일, 동현마을의 헌식굿은 이랬다. 먼저 ‘영기’를 든 사람들과 군고패(풍물패)가 마을에서 지신밟기를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