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사람. 어떻게 하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첫 레슨에 크로매틱을 배웠다. 왼손 검지부터 새끼까지를 하나씩 하나씩 프렛 위에 놓는 데 온 신경을 쏟았다. 독학할 때는 잠깐 해보고 너무 어렵고 지루해서 야매로라도 좋아하는 곡을 그럴듯하게 소리내는 쪽으로만 해왔는데, 선생님이 앞에서 하라고 하니까 할 수 있었다. 조금씩조금씩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금새 나아지는 게 느껴져서 놀랐다. 이걸 그 시절에 끈기를 가지고 단 한시간만이라도 해봤었다면 어땠을까.
다른 건 다 잊고 왼손 손가락들은 제대로 된 곳을 누르고, 오른손 손가락들은 맞는 줄을 퉁기는 데만 집중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여전히 비루하더라도 분명히 어제보다는 기타를 잘 치게 되겠지.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는 더 단단한 마음을, 덜 흔들리고 더 내 감정을 잘 알고 덜 상처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갖게 될까. 흔들리는 마음을 갈대에 비유한다는 게 놀랍다. 갈대는 땅에 그토록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 것을. 갈대같은 마음이라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밤.
페이스북 20.07.28.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