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0~2022

야근보단 퇴근

참참. 2020. 6. 10. 07:10

아침을 먹으면서 어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었다. 혼자 그래놀라에 아몬드유 부어 먹으면서 머릿속으로 '아, 그 조건을 거기에다 걸면 되잖아? 아! 그럼 이건 어떡하지, 아 그 조건문에다가 OR로 이걸 넣고 AND로 저거 넣으면 되는 거 아니야?' 혼자 이러고 있다. ㅋㅋ

역시 야근보단 퇴근이다. 어제 6시 10분에 우리 층에서 1등으로 퇴근했는데, 거기서 머리 싸매고 끙끙대고 2시간 정도 야근했으면 풀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집에 와서 푹 쉬고 아침에 일어나니까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을 하고 있다. 야근하면서 안 돌아가는 머리 붙잡고 억지로 하는 것보다 피곤하지도 않고 기분도 훨씬 좋고.ㅎㅎ

어제는 팀장님이 무슨 일하고 있냐고 물어봐서 대답했더니만 그런 사소한 일 말고(사소함의 기준은 그 문제에서 왔다갔다하는 돈의 액수) 인사고과에서 누가 봐도 성과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일에 집중하는 쪽으로 효율적으로 일을 하라고.. 그래야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리고 나도 너 월급 올려주기도 쉽고 팀장인 자기도 좋고 그런 거 아니겠냐고 - 하면서 생산ERP 구축을 올 하반기까지 해보자고 하셨다. "음.. 하긴, 그런가?" 싶었다.

입사 4개월차, 신입사원인 건 그렇다쳐도 기술적으로 워낙 초짜여서 그냥 일이 오면 오는대로, 능력이 닿는 한에서 닥치는대로 해왔는데, 워낙 다양한 부서(기획마케팅팀, 연구개발팀, 웹디자인팀 등등)에서 어떤 조율없이 말단사원인 나한테 다이렉트로 업무를 주니까(어제는 어떤 디자이너가 갑자기 컴퓨터가 안 켜진다고 해서 도와주러 갔더니 전원선이 빠져 있었다. 아마 얼마 전 자리 옮길 때 옮겨준 사람이 헐겁게 끼워놓은 듯했다. 당사자가 민망해했지만 나도 가끔 비슷한 실수를 해서 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ㅋㅋㅋ) 인사고과나 성과가 보이는 일이 뭔지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나도 뭔가 업무의 스케쥴링이 필요하다는 생각 정도는 든다.

다들 자기 일은 급하다고 하는데 내가 당신만을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이 왔을 때 이건 언제까지 할 수 있고, 이런 일을 맡기려면 최소 얼마 전에는 이메일로 내용을 보내주셔야하고 - 이런 식으로 좀 체계를 잡아나갈 필요가 있다. 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나에게 일을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런게 필요할 거 같다. 어떨 때는 세시간만에 해주던 일을 어떨 때(다른 일 때문에 정신없을 때)는 이틀이 지나도록 못 해주니까그 사람들 입장에서도 답답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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