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단 걸 알면서도, 또 번번이 저항하면서도, 우리는 이해라는 단어의 모서리에 가까스로 매달려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쩌자고 인간은 이렇게 이해를 바라는 존재로 태어나버리게 된 걸까? 그리고 왜 그토록 자기가 느낀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는 걸까?(182쪽)
청년유니온 강북문학모임에서 함께 읽은,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중에서.
마치 내가 쓴 문장인 듯, 마음에 와닿았다. 앞뒤 맥락이 좀 있지만, 그냥 이 문장만으로 보았을 때도, 뭔가 쓸쓸해지기도 하면서. 정말 궁금해진다.
그게 정답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대답 속엔 누군가의 삶이 배어있게 마련이고, 단지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당신들의 시간을 조금 나눠갖는 기분이었다.(같은 책 208쪽)
어른이 되는 시간이란 게
결국 실망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글이란 게 그걸 꼭 안아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보다 '잘' 실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무엇인지도 모르겠어(같은 책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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