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빛나는청년 힐링캠프

꿈으로 빛난, 꿈만 같은 '빛나는 청년' 힐링캠프 - 8 -

참참. 2013. 6. 10. 09:56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이 밝았다. 마치 늘 그래왔던 것마냥 자연스럽게 호흡명상을 하고, 이불도 갰다. 어젯밤엔 2분 스피치 콘서트를 새벽까지 준비하느라 얼마 못 주무신 분들도 있었다. 아, 정말 이것도 마지막이라니. 3박 4일이 짧게만 느껴지는 순간.

아침밥 먹을 때부터는 그런 감상에 젖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평소보다 빠르게 청소명상을 하고, 진짜진짜 편했던 옹달샘 복장과도 결별을 고하고 입고 왔던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고, 짐도 옮겨놓아야 했고, 2분 스피치 콘서트에 나갈 준비까지 해야 했다. 옷 갈아입은 사람들을 보니, 왠지 그동안 함께 지냈던 모습이 아니라서 어색하기도 했다.


다른 분들만큼 준비를 많이 하지 않기도 했고, 조별로 할 때보다 사람이 많아서 더 떨기도 했던, 2분 스피치 콘서트.

참, 한분도 빠짐없이 멋지고 빛이 났습니다. 모두의 삶을 응원하며, 이 세상에서 함께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박수와 환호, 그 응원들을 잊지 못할 겁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진심으로, 어떤 하나의 시험이나 도전도 아닌, 꿈과 꿈너머꿈, 아니 삶 자체를 응원받고 지지받다니요.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제 삶의 점들을 연결하고 그 선을 끌어나갈 북극성을 찾게 해준, 또 하나의 큰 점, 빛청캠프. 모든 진심을 다해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못다 한 이야기.

틈날 때마다 비채방에 놓인 피아노를 쳐주셨던 분들이 있다. 자주 구경했는데, 특히 동갑내기 남씨 선생님의 거침없는 피아노 연주가 참 멋있었다. 진심 피아노 배우고 싶더라. 또 멋진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었던, 나에게 참 잘해주기도 했고, 많은 경험과 바른 생각과 끝도 없는 재능을 보여주는 멋진 동생!은 내일 군대를 간다. 몸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다. 그 친구라면 거기서도 또 무언가를 많이 느끼고, 배우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다가 올 거라 믿는다.

그 밖에도 많은 일들이 있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여기에 다 옮기지 못했거나, 더러 잊은 것도 많다. 다만, 이 기억들이 꿈처럼 순식간에 달아나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조금이나마 잡아보고 싶었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부록)
내가 마지막 콘서트에서 한 2분 스피치
- 실제로 할 땐 말이 조금씩 
다르게 나왔지만, 어찌 되었건 마지막 정리했던 원고.

안녕하세요? 이제 막 군복무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스물네 살 김진회입니다.
저는 중학교까지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과학고에 가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통제된 생활을 하게 되어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제 마음의 지지자셨던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아픔과 모든 것이 통제된 생활 속에서 제게 유일한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것이 책이었습니다. 아마, 모든 것이 통제된 그 곳에 있지 않았다면, 저는 좋아하던 컴퓨터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을 것 같습니다. 그 경험들이 제게 책의 '재미'와 '힘'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처음으로 인터뷰라는 걸 해보게 됐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소설가이신 윤이형 작가님이었습니다. 인터뷰 모든 과정이 다 재밌었지만 저는 특히 녹음한 파일을 듣고 또 들으면서, 참고자료를 찾아가면서 글로 풀어내는 과정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쓰고, 고치고, 다듬고 하다보니, 여덟 시간이 훌쩍 흘러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글을 쓰는 일을 정말로 즐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대학교 가면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하고싶은 것,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다시 또 뒤로, 뒤로 미루는 모습들만 보게 됐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당장'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뒤로 미루다가는 평생 행복해질 수 없을 거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가슴이 뜁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 꿋꿋하게 걸어가는 이야기, 여러 사람과 행복을 나누며 사는 이야기, 아프고 고통받은 이야기까지도. 그런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글로 쓰고 싶습니다. 제 글을 읽고 누군가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평생' 그런 글을 쓰며 사는 꿈을 꿉니다.

제 꿈너머꿈은 '누구나'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글로 남길 수 있는,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보고, 치유 받고, 그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글쓰기를 어디서 가르칠까요? 여러분, 여기 참 좋죠?

25년 뒤에, 여기 옹달샘에서 친구와 수다 떠는 것만큼 쉬운, 수다 떠는 글쓰기 치유학교를 열겠습니다.
25년 후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