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2

반지현, <스님과의 브런치>

무척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님과 인연이 있어 알게 된 책인데, 스스로 요즘 책을 잘 읽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사고서도 읽지 않을까봐 망설이다 1쇄가 다 나가고 2쇄를 찍고서야 주문했다. 작가님과는 내가 좋아하던 한 출판사에서 견습으로 잠깐 일 경험을 할 때 만났다. 그래봐야 3개월 남짓 다녔고, 그 뒤에도 몇번 만나긴 했으나 몇년이 더 지나면서 특별히 연락하는 일 없는 사이가 됐었다. 나는 인스타를 안하고 작가님은 페이스북을 거의 안해서 SNS로 소식 듣는 일조차 없어진 지가 2~3년은 됐을 거다. 그러다 출간 소식을 들었다. 출간 소식에도, 주제가 사찰요리라는 데도 놀랐는데, 출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2쇄를 찍는다는 소식에 또 놀랐다. 나도 출판사에서 일해봤고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유명인..

좀 싱거운 미역국을 만든 싱거운 이야기.

오늘은 어머니 생신이다. 수원으로 올라오셨다는데, 아직 얼굴도 뵙지 못했다. 어제 책이 나오고 출판사 식구들과 기분좋게 술을 마시고는 2호선 지하철 타고 사당으로 가다가 잠들었다. 깬 곳은 건대입구였고, 내렸을 때는 이미 모든 막차가 끊긴 시간. 건대입구역 앞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어머니께서는 아까 올라오셨다가 지금은 제사를 지내러 잠깐 다시 내려가셨다. 오늘이 생신이시지만 내일 점심식사나 함께하자고 하신다. 드릴 선물도 변변치않아 미역국이나 끓여볼까라는 생각을 했다. 평생 얻어먹기나 했지, 끓여본 적 없는 미역국. 하지만 시대가 어느 때인가, 인터넷만 있으면 그럴 듯한 국 정도는 얼마든 끓여낼 수 있다. 맛이 있는가는 둘째치고서라도. 그 길로 집 앞 가게에 가서 미역을 사와 미역을 불려놓고 인터..

일상/2013~2019 2013.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