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기억하고픈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이러다간 책을 다 옮겨적고 말겠구나, 싶네요. 나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소리 없는 강요에 눈떴다. 가장의 역할을 군말 없이 떠안게 만든 '장녀'라는 수식어 또한 얼마나 부당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차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누구도 내 인생을 가져갈 권리는 없어. 만약에 시간과 자원을 가족과 나눠야 한다면 의무가 아닌 선택이어야 해. "그래도 낳아주고, 길러주셨잖아. 고마움에 보답해야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까. 내 새끼는 죽어도 내가 지킨다고 다짐하던 엄마를 기억한다. 때가 되면 밥을 지어 먹이고, 흠 잡히지 말라고 깔끔한 옷을 골라 입혔다. 집에서 따끔하게 혼을 내다가도, 밖에 나가면 자식 자랑을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