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책읽기/~2008

<팔란티어>, 김민영

참참. 2013. 5. 9. 18:48


* 이 글은 2008년 4월에 쓴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kimjh620/20087293485




팔란티어

저자
김민영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6-03-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99년 출간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개정판. 온라인 게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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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충동으로 책을 구매한 후 첫 느낌은 이거였다. "이렇게 두꺼운데 세 권이나 돼?" 정말 오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웬 걸? 다 읽고 나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금방 끝났다는 기분마저 들었으니……. 그만큼 이 작품은 흡인력 하나는 끝내준다. 한 번 시작하고나서는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일게다. 덧붙여 다른 얘기를 하기에 앞서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이런 게임이 생긴다면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의식과 무의식, 또다른 자아는 존재하는가? 이런 심리학적 요소가 다분한 이야기를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스럽게 깔끔하게 표현해내었다. 무의식적 충동을 이용한 게임이라 본인도 스스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조정할 수는 없다는 이 설정이 사건 전체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의식을 상징하는 게임 팔란티어 속 캐릭터는 현실 속의 주인공 자신(즉, 의식)과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최면에 걸린 주인공이 '보로미어'라는 게임 속 자아를 가진 인물로 돌변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라. 이를 통해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의식이 무의식을 얼마나 억누르고 있는지, 혹은 무의식은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이고 얼마나 가까운 곳에 숨어있는지를 보인다.

 

소설의 마무리 부분에서는 갑작스레 사건이 상당히 큰(?) 스케일로 옮겨가 좀 당혹스럽다는 느낌도 있었으나 긴장감과 박진감만은 유지되었기에 읽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주인공의 좀 꼬인(?) 사랑이야기와 이 끝부분의 이야기는 내가 주제를 제대로 짚은 것인지에 대해 좀 자신을 잃게 했다. 뭐, 소설의 주제가 꼭 하나일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읽은 사람이 해석하기 나름이니 크게 신경은 쓰지 않지만 말이다.

 

앞에 쓴 주저리를 다시 읽고는 애써 해석을 갖다붙이지 않아도 이 작품은 충분히 재미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것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두꺼운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그런 소설이었다는 것으로 이 난감한 글을 그만 끝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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