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을 여시는 맹리 이장님과 만나게 되어,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고, 커피를 한잔 얻어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침에 걸을 때가 제일 좋았다. 몸도 가뿐했고, 날씨도 아직 선선하고 상쾌했다. 그렇게 아침을 걷고 있는데,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나오셔서 도로 옆에도 뭔가를 심고 계신 할아버지. 아래쪽은 속살을 다 드러낸 언덕 위에 소나무들이 마치 까치발을 든 듯, 위태롭게 서 있었다. 왠지 조금, 서글퍼졌다. 페인트를 파는 곳인 것 같은데, 저 벽에 칠을 하다가 만 것 같은 페인트는, '디자인'인 걸까? 빨래집게들이, 알록달록하고 예뻐보였다. 화물차들이 무서운 기세로 지나다니는 국도의 갓길은, 달팽이들의 천국이었다. 수도없이 많은 달팽이들이 기어다니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힘차게 내딛던 발걸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