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글쓰기/청년유니온 기자단

[한겨레 훅] 안녕하지 못할 그 청년의 안부를 묻는다

참참. 2013. 12. 24. 15:08

안녕하지 못할 그 청년의 안부를 묻는다

 

요즈음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그 사람들이 이전까지는 안녕해서 가만히 있었겠느냐만이제는 그 불편함이 도를 지나친 것이다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철도민영화 반대와 철도노조 파업이 있다나 역시 이런 상황 속에서 안녕하지 못하다그런데 내가 정말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다최근 4호선에서 사망사고가 났을 때 출입문 개폐를 담당했다던 청년이 바로 그 사람이다.

파업이 시작되면서부터코레일은 노조가 남겨둔 노동자들을 통한 필수유지율보다 더 많은 열차를 유지하려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가능한 모든 사람을 투입하는 것도 모자라대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까지 동원한 것이다사고 이후 밝혀진 사실들은 경악스럽기 그지없다고작 3일의 교육을 받고하루 평균 열두 시간 노동을 했단다.

이런 막무가내 운영은 당연히 수많은 사건사고로 이어졌다초등학생도 예상할 수 있었을 거다사고가 안 나면 그게 오히려 미스터리다열차를 움직인다는 건 사람 목숨과 직결되는 일인데그 일을 충분히 교육받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가전동차가 문이 열린 채로 움직이는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SNS에도 심심찮게 올라왔다.

결국 4호선 열차에서 사람이 끼인 채 열차가 출발해 사망사고가 났다이 소식에 착잡한 마음 감출 길이 없었다아마 수없이 많은 사람이 슬퍼하고분노했으리라철도민영화는 그만두지 않으면서시민에게 불편을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코레일불편에 더해 심각한 위험까지 원 플러스 원으로 끼쳐드리고 있는 코레일.

나는 궁금하다그들은 명백히 자신들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의 희생자들에게 어떻게 사과했는가그 열차를 움직였던 기관사와 차장역할을 했다던 그 청년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그들은 과연 지금 안녕한가어쩌면어쩌면 평생을 짊어지고 갈지도 모를 나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라는 자책에 괴로워하고 있는 건 아닌가그 어린 청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시켜놓고그 탓을 모두 본인 잘못으로 돌리고 있는 건 아닌가많은 사람들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를 안겨준 코레일은 진심으로 사과하고명백한 산재인 이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위로와 보상을 실시해야할 것이다.

얼마 전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첫 시사회가 열렸다노조도 인정하지 않고산재도 인정하지 않는 대기업에서 사람의 목숨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쳐지는 잔인한 현실의 이야기그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나 역시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세 번을 울었다겨우 그 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몇 십 명이 희귀병에 걸렸는데도 개인의 잘못이라고 한다산재인 걸 병에 걸린 사람들이 증명하라고 한다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지금 여기다내게 민영화는바로 그런 일들을 철도와 의료에도 널리 적용하자는 말로 들린다.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철도를 유지하고 운전하는 사람들, 즉 국민들이 모두 다 반대하는 민영화오직 철도를 가지려는’ 자들만이 찬성하는 민영화, 이제는 그만둬라철도는 너희의 개인재산이 될 수 없다우린 너희의 돈벌이수단으로 철도를 넘겨줄 생각이 없다그 욕심 채우겠다고 일어난 사고들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우리는 민영화를 막아내면서저들이 하는 이런 짓들을 기록하고기억해야한다누구 몇 사람이 얼마나 악덕한 사람인가보다도민영화라는 괴물 때문에 무슨 짓들이 저질러졌는지그로 인해 사람들이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그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