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참. 2020. 7. 19. 09:05

반지현 작가님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책, 스님과의 브런치.

저 사진이 글 내용과 참 적절하게 들어가있다고 생각했는데 우연일 리가 없지, 단어 하나, 쉼표 하나, 여백 하나까지도 의도와 정성, 강박과 밤샘, 예술가다운 집착으로 완성된 작품이었다.

고르고 골라 배열한 단어들은 술술 읽자면 한없이 부드럽게 읽을 수 있게 배려되어있지만, 이 한 문장에 담겨있을 시간을 생각하면 그 무게와 여운을 더 느끼고 싶어서, 평소처럼 지나치듯 쉬이 다음 문장으로 옮겨갈 수 없었다.

새삼스럽게 좋은 책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하고 느꼈던 시간. 실은 요즘 보던 책만 보고 새로운 책은 정말 오랜만에 접했는데,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시간을 들여 재료를 다듬고 요리하고, 내 앞에 놓인 음식을 바라보며 오관게를 읊으면 마음의 파도가 점차 누그러들기 시작한다.

(중략)

"이 음식이 어디서 왔을까.
내 행동으로 받기 겸손해지네.
마음의 모든 욕심 버리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약으로 삼아
행복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먹습니다."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치듯 행복이 가볍게 일었다.'

- 반지현, <스님과의 브런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