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참. 2020. 6. 10. 07:12

최근에 내 취미가 뭔지 생각해봤다. 늘 그렇듯이 게임, 독서 정도가 가장 오랫동안 해온 취미생활이었는데, 거기에 연애를 넣어야한다는 자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연애를 처음 해본 건 스물한 살 때였는데, 군대에서 헤어지고 스물셋에 전역한 이후로 결혼하기 전까지 연애를 쉰 적이 거의 없었다. 잘생긴 것도 아니고 가진 것도 없는데, 진짜 열심히 했다.(도대체 그땐 어떻게 그게 가능했지!?)

결혼하고 나서 난 왜 하고싶은 게 없지? 왜 취미가 없지?라고 생각했을 땐 답을 못 찾았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연애가 내 주요한 취미생활 중 하나였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취미를 정의내리기야 어렵지만 돈 버는 일이 아니면서 내 시간과 노력과 애정을 쏟아서 즐기는 일이라고 하면, 나에게 있어서 연애는 그 조건에 부합하는 일이었다.

물론 그때는 독서모임을 비롯해서 다양한 모임이나 활동에 많이 참여했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애도 됐던 것 같고. 지금은 코로나로 그런 것도 없고 연애도 안하고 있으니까 뭔가 음, 마음 둘 곳이 없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다. 취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하고 있다. 연애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마찬가지! 내가 즐기는 취미 하나 없이 연애상대에게만 집중하면 상대방 입장에서도 숨막히는 일이다.

동생이 운동선수인데 최근에 운동에 대한 조언을 구했더니, 남자는 턱걸이만 해도 몸이 다 잡힌다고. 근데 난 턱걸이를 단 1개도 못한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턱걸이 1개 하는 법을 찾아봤다. 유튜버들은 웃으면서 이런 단계를 거쳐서 하시면 된다고 밥아저씨의 '참 쉽죠?'처럼 설명하는데 아무리 봐도 더럽게 어려워보인다.ㅋㅋ 일요일날 동네 뒷산에서 턱걸이 연습한다고 잠깐 매달려있다 왔는데 아직도 쑤신다.ㅋㅋ

올해의 운동목표는 완전 제대로된 턱걸이 1개 이상 성공하기로 해야겠다. 이거 말고도 뭐가 더 필요한데, 평생 해온 취미생활인 게임도 요즘은 재미가 없고.(이 와중에 내가 게임에서 느꼈던 재미의 포인트가 뭘까 고민했는데, 난 게임할 때도 그 안에서 친구 사겨서 맨날 귓속말기능으로 수다 떠는 타입의 게이머였다.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와우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세상 느끼는 게 같은 게임을 같이 하는데도 집중하는 것,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 달랐다.) 일단은, 심심하고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 때 책을 좀 더 읽어봐야지하고 다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