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참 쉽게도 변한다.가르치는 학생들이 무슨 말을 해도 대답도 안하고 고개 숙이고 책만 쳐다본다. 그런 상태로 두 시간을 넘게 수업 하는데, 울고 싶은 마음이 됐다.이성적으로는 나도 학생 때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걸 기억하고, 나와 인간적인 교류가 전혀 없이 만난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이 설연휴 쉬다 수업들으려니 힘들고 귀찮고 공부에 지치고 그런 거 이해 되는데, 듣고 싶어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얘길 떠들자니 진짜 재미없다. 쟤들도 재미없겠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나 싶다.그냥 때려칠까 생각하면서 퇴근했는데 덥수룩하던 머리를 자르니까 의외로 기분이 나아졌다. 기분전환하러 머리를 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이해했다.바꿀 수 없는 일에 집중하지 말자는 말도 도움이 됐다. 그래, 그들이 그런 상태인 건 내 잘..